Anthropic이 Claude 생성 텍스트에 워터마크를, 이미지에는 C2PA 메타데이터를 삽입하기 시작했다. 기술의 핵심은 다음 토큰을 고를 때 '그린 리스트' 단어 쪽으로 살짝 편향시키는 방식이다. 발표 직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구독 취소 물결과 '들통날까' 하는 불안이 동시에 번지고 있다.
"fast", "quick", "rapid" — 뜻이 거의 같은 이 세 단어 중 Claude가 어떤 걸 고르느냐에, 이제는 '지문'이 남는다.
2026년 8월 11일 Anthropic은 Claude가 생성하는 모든 텍스트에 워터마크를 심겠다고 발표했다. 방식은 이렇다. 모델이 다음 단어를 고를 때마다 비밀 키와 직전 단어를 조합해 해시값을 만들고, 이 해시값을 기준으로 전체 단어장을 '그린 리스트'와 '레드 리스트'로 무작위에 가깝게 나눈다. 그리고 의미가 거의 동일한 후보 단어들이 있을 때, 모델은 그린 리스트 쪽 단어를 아주 살짝 더 자주 선택한다. 한 문장만 봐서는 티가 안 나지만, 글이 길어질수록 그린 리스트 단어가 통계적으로 쌓여서 "이 글은 Claude가 썼을 확률이 몇 퍼센트다"라고 계산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이 기법은 2022년 컴퓨터과학자 Scott Aaronson이 처음 제안했고, 2024년 Google DeepMind가 'SynthID-Text'라는 이름으로 Nature에 발표했던 방식의 변형이다. 이미지의 경우엔 이런 통계적 편향 대신 C2PA라는 국제 표준 메타데이터를 파일에 직접 붙이는 방식을 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 워터마킹 대상에 'Claude Code', 즉 코드 생성 기능까지 포함됐다는 점이다. 자연어 문장에서는 동의어를 살짝 바꿔치기하면 그만이지만, 코드는 문법과 실행 결과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하는 영역이라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가 기술적으로 훨씬 까다롭다. 그럼에도 Anthropic은 코드까지 이 명단에 넣었다.
발표의 명분은 "AI 슬롭" — 저품질 AI 양산 콘텐츠가 인터넷을 뒤덮는 문제를 막고, 인간이 쓴 글과 AI가 쓴 글을 구분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반응은 명분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발표 이후 Claude 구독을 끊는 이용자들이 줄을 이었고, 그동안 Claude로 써서 인간이 쓴 것처럼 제출하거나 게시해온 학생과 직장인들은 자신의 글이 '들통날까'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오탐(false positive) 가능성과 익명성 침해를 놓고 논쟁이 붙었다. 정작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편향으로 AI 슬롭이 실제로 줄어들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규제 대응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있다 — EU AI Act가 요구하는 투명성 의무를 미리 충족시키려는 선제적 조치라는 것이다.
지금 Claude를 쓰고 있다면 시험해볼 만한 게 하나 있다.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나온 답변에서 유독 어색하게 반복되는 단어나 뜬금없는 동의어 선택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 아직 탐지 도구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그 미묘한 편향이 바로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문장 속에 숨어 있을 확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