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가 8월 초 Grok 4.6을 공개하며 장시간 실행 에이전트 작업과 멀티모달 성능을 강화, 벤치마크에서 세계 3위권 성적을 냈다. 정작 기대를 모으던 Grok 5는 반년 넘게 "곧 나온다"는 예고만 반복 중이다. 지금 화제의 중심은 아직 안 나온 5가 아니라 이미 나온 4.6이다.
지난 2월부터 "Grok 5가 곧 나온다"는 기사가 몇 달 간격으로 반복해서 올라왔다. 2월, 5월, 6월, 7월, 그리고 8월. 매번 "출시일 예상"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정작 출시일은 계속 뒤로 밀렸다. 그런데 정작 8월 초, 조용히 세상에 나온 건 Grok 5가 아니라 Grok 4.6이었다.
xAI는 8월 7일 전후로 공식 뉴스 페이지에 "Introducing Grok 4.6"이라는 짧은 발표문을 올렸다. 화려한 이벤트도, 긴 라이브 스트림도 없었다. 그런데 이 조용한 발표가 며칠 만에 벤치마크 순위표를 흔들어놨다. Artificial Analysis라는 성능 평가 지표에서 Grok 4.6은 중국의 강력한 경쟁 모델 Kimi K3를 앞질렀고, GPT-5.6 Sol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 3위 자리에 올랐다. 몇 달 전만 해도 순위권 밖에 있던 모델이 반년 만에 톱3에 들어온 셈이다.
숫자보다 흥미로운 건 이번 업데이트가 겨냥한 지점이다. Grok 4.6은 화려한 채팅 성능 경쟁 대신 "장시간 실행되는 에이전트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이 지시하고 몇 초 만에 답을 받는 대화형 AI가 아니라, 작업을 맡겨놓고 몇 시간이고 스스로 물고 늘어지는 에이전트로서의 체력을 키운 것이다. 여기에 멀티모달 기능까지 강화되면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등을 넘나드는 복합 작업 처리 능력도 함께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밌는 건 타이밍이다. Grok 4.6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Grok 4.7이 온다"는 예고성 뉴스레터가 등장했다. xAI는 5라는 큰 숫자를 아직 아끼면서 4.x 버전대에서 계속 잔업데이트를 이어가는 전략을 쓰는 모양새다. 완성형 신제품을 기다리게 만들기보다, 몇 주 단위로 체감 가능한 개선을 계속 던져서 화제성을 유지하는 쪽에 가깝다. Grok 5라는 이름값이 커질수록 실제 출시 부담도 커지는 역설 속에서, xAI는 그 사이를 4.6, 4.7 같은 소수점으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지금 당장 Grok을 써본 적 없다면, 5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이미 나와 있는 4.6이 벤치마크 3위권 성능에, 장시간 자율 작업까지 가능한 버전이다. 반복 리서치나 여러 단계로 나뉜 업무를 통째로 맡겨보고 몇 시간 뒤 결과물을 확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곧 나온다"는 예고 기사보다 훨씬 확실한 체감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