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가 8월 11일 최고가 요금제 전용으로 'Grok Bot'을 베타 출시했다가, 열흘 만인 8월 21일 중간 요금제까지 확장 배포했다. 잠자는 동안에도 받은편지함과 앱을 대신 처리하는 상시 AI 동료가 이제 더 싼값에 풀린 것이다.
지난 8월 11일, xAI는 Mac·iOS·Windows·Linux용 앱 하나를 조용히 App Store에 올렸다. 이름은 'Grok Bot'. 그런데 이 앱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SuperGrok Heavy 구독자, Cursor Ultra 사용자, 그리고 Cursor Teams Premium 플랜에 가입한 팀만 접근 가능했다. 가격은 매체마다 다르게 보도됐지만 대체로 월 120~200달러 선을 오갔다. 한 달 구독료가 웬만한 개인용 소프트웨어 연간 이용료를 넘어서는 수준이었으니, 사실상 '가장 비싼 티어에만 허락된 특권'이었던 셈이다.
Grok Bot이 하는 일은 단순한 챗봇과는 결이 달랐다. 사용자가 잠든 사이에도 계속 작동하며 받은편지함을 정리하고, 여러 앱을 오가며 다단계 업무를 처리하는 '24시간 근무하는 동료' 개념으로 소개됐다. 질문에 답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일을 대신 끝내놓는 방식이다. Cursor 진영에서도 SuperGrok 계정을 연동해 Grok Bot을 개발 워크플로우에 붙이는 방법이 공식 문서로 안내되면서, 이 기능이 단순 실험용이 아니라 실전 투입을 염두에 둔 제품이라는 신호가 뚜렷했다.
그리고 딱 열흘 뒤인 8월 21일, xAI는 공식 블로그에 "Grok Bot is now included with more plans"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접근 가능한 요금제 목록이 단숨에 늘어났다. 기존 SuperGrok Heavy, Cursor Ultra에 더해 SuperGrok Plus, Cursor Pro+가 추가됐고, Cursor Teams는 프리미엄 한정이 아니라 전체 플랜으로 문이 열렸다. 최상위 구독자만 쓸 수 있던 '디지털 동료'가 열흘 만에 훨씬 넓은 사용자층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이 속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보통 신기능은 무료 체험이나 저가형으로 먼저 뿌려 사용자를 모은 뒤, 반응이 좋으면 프리미엄으로 잠그는 순서를 밟는다. 그런데 xAI는 반대로 갔다. 가장 비싼 티어에서 먼저 검증하고, 문제없다고 판단하자마자 곧바로 중간 요금제로 내려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xAI가 개인 사용자를 넘어 기업(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려는 신호로 읽는다. 24시간 일하는 AI 동료를 개인 프리미엄 상품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쓰는 업무 인프라로 포지셔닝하려는 움직임이다.
지금 SuperGrok Plus나 Cursor Pro+ 요금제를 이미 쓰고 있다면, Grok Bot은 추가 결제 없이 바로 켤 수 있는 기능이다. 받은편지함 정리나 반복적인 다단계 작업 하나를 골라 일주일만 맡겨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열흘 전만 해도 월 200달러를 내야 만날 수 있었던 동료가, 지금은 이미 내 구독 안에 들어와 있을 확률이 높다.